서론: 머릿속에만 맴돌던 아이디어, 마침내 세상 밖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정된 시간 동안 강제로 폰 화면을 잠가버리는 앱, AI가 써준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옮겨 붙일 때마다 매번 서식이 깨지는 짜증을 해결해 줄 전용 텍스트 변환기… 제 머릿속에는 늘 일상의 소소한 불편함을 해결할 아이디어가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비전공자인 저에게 ‘코딩’이라는 두 글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C언어나 파이썬 기초 강의를 기웃거려 보기도 했지만, 검은 화면에 뜨는 알 수 없는 에러 메시지 앞에서는 늘 작아졌습니다. 결국 제 아이디어들은 노트 구석에 적힌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고 코드를 짜주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코드를 단 한 줄도 읽지 못하는 저에게 ‘실행력’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었습니다. 이 글은 코딩 지식 제로인 평범한 기획자가, AI 비서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나만의 웹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무자본 마이크로 SaaS(Software as a Service) 구축기’의 첫 번째 기록입니다.
1. 완벽한 코더(Coder) 대신, 똑똑한 기획자(Director)가 되기로 하다
개발을 몰랐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한 가지 사실은 명확하게 깨달았습니다. ‘내가 지금부터 코딩 문법을 달달 외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AI는 저보다 수만 배 빠르게 코드를 작성하고 버그를 찾아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문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서비스의 로직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언어로 지시하는 기획력’**을 기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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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번호 뽑는 사이트 만들어줘”라는 두루뭉술한 지시 대신,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 중복되지 않는 6개를 추출하고, 숫자의 크기에 따라 공의 색깔을 다르게 배색한 웹페이지를 HTML과 자바스크립트로 짜줘”라고 명령하는 방식을 터득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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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가 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브라우저 개발자 도구의 빨간 에러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 AI에게 던져주며 “이 오류의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된 전체 코드를 다시 작성해 줘”라고 요구하는 뻔뻔함(?)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2. ‘흥인(Heung-in)’의 탄생, 그리고 첫 포트폴리오
자신감이 붙은 저는 워드프레스로 ‘heung-in.com’이라는 도메인을 세팅하고, 내친김에 ‘흥인(Heung-in)’이라는 이름의 회사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AI와 밤낮으로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머릿속에만 있던 서비스들을 하나둘씩 실제 작동하는 웹페이지로 런칭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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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가득한 로또 기운 생성기: 단순한 번호 섞기를 넘어, ‘(클릭하여 AI 정밀 분석 결과를 참고하세요)’라는 문구 등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기믹을 추가한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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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경마 제비뽑기 게임: 이모지가 직선으로 가는 뻔한 사다리 타기가 아닙니다. 참가자가 ‘+ 경주마 추가’ 버튼을 눌러 경주마 이름을 정하면, 말들이 타원형 트랙을 각기 다른 난수 속도로 질주하는 게임입니다. 놀랍게도 구글 스프레드시트 API를 백엔드 데이터베이스처럼 연결해 유저들의 랭킹 기록을 저장하는 로직까지 AI의 도움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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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텍스트 포맷 변환기: 앞서 고민했던 저만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복사한 텍스트의 HTML 태그를 네이버 블로그 에디터 환경에 맞게 깔끔하게 치환해 주는 실무 밀착형 웹 툴도 완성했습니다.
3. 우당탕탕 생존기: 화려한 성공 이면의 ‘삽질’ 기록
물론 이 과정이 마법처럼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코드에 구글 애드센스 광고 영역을 욕심내어 붙였다가 전체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흉측하게 깨져버려 다급하게 “구글 애드센스 광고 영역은 지워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기능을 조금 더 고도화해보려다 멀쩡하던 숨김 기능이 이상해져서, “내가 원하는 게 이상해졌어. 이전 버전으로 다시 수정해 줘”라며 롤백을 읍소했던 수많은 밤이 있었습니다.
이 블로그 시리즈에서는 단순히 “AI로 코딩 뚝딱 짰습니다”라는 포장된 결과물만 보여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버튼의 텍스트 하나를 수정하기 위해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했는지, 레이아웃이 박살 났을 때 AI와 어떻게 디버깅을 진행했는지 그 처절하고 리얼한 삽질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려 합니다.
결론: 코딩은 몰라도, 비즈니스는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개발 기술을 가진 소수만이 IT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디어와 실행력, 그리고 인공지능과 대화할 수 있는 약간의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마이크로 SaaS를 구축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코알못’이었던 제가 AI 비서를 고용해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7일 수익화 챌린지에 도전하기까지. 앞으로 연재될 19편의 리얼한 개발 여정이, 모니터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수많은 예비 1인 창업가들에게 “나도 당장 시작할 수 있겠다”는 짜릿한 자극제가 되기를 바랍니다.